도하르방 2019. 7. 21. 19:15

 정말 마음에 드는 꿈을 꿨을 때, 그리고 그 꿈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깨어났을 때는 평소보다 침대 밖을 나서기가 힘들다. 이 꿈의 끝을 알고 싶어서 다시 눕는다 한들 그 꿈을 이어 꿀 수 없음을 알면서도 자꾸만 돌아눕게 된다.

 2016년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내려올 때 집으로 부쳤던 택배들. 대부분의 택배는 정리했지만, 그 당시 공부하고 읽었던 책들은 여전히 택배 박스에 들어 있었다.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안고 있던 과거는 조용히 기억 속에서 잊혔고, 2019년의 어느 날 다시 발견되었다. 그 당시의 나에게는 필요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필요 없는 것들로 가득했다. 박스를 통째로 내다 버리며, 지금 필요하다면 아낌없이 쓰고 오지 않을 미래를 미리 걱정하며 무언가를 떠안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