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동안 다양한 현주들을 만났는데, 모든 현주들이 제각각의 매력을 갖고 있었고 나는 그들이 좋았다. 덥다는 이유로 늦은 저녁 시간에만 달리기를 하다가 날이 흐려서 이른 시간에 밖으로 나갔다. 달리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질수록 달리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달리는 동안 나 자신에게 집중하면 오히려 달리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몸을 움직이며, 머리론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오늘의 달리기를 끝내고 잔디밭에 드러누웠다. 평소 같았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인데, 운동장에 나밖에 없다는 확신이 드니 누워보고 싶었다. 항상 눕고 싶었지만, 꾹꾹 눌러 담아왔던 걸지도 모른다. 잘려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잔디에서 푸릇푸릇한 향이 났다. 드러난 살갗에 와닿는 가칠가칠한 촉감도..
내가 누군가를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내가 그 사람의 무엇을 질투하고 있는 것인지 명확히 해라. 내가 그 사람보다 그것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질투의 본질은, 결국 나도 그것을 하고 싶다는 거니까. 캐나다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날은 아무런 계획이 없었던 날이었다. 아무 계획도 없이 도착한 작은 마을 캔모어는 반짝이는 것들로 가득했다. 그때의 나는, 휘황찬란한 도시들보다 소박하고 정겨운 마을 타입이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새로운 여행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는 지금, 그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어 준 건 내가 그 도시에 크게 기대한 게 없어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여행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건 그 여행에 대한 기대치일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별로였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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