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서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나는 네 살 때쯤 한글을 배웠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동생이 태어날 때쯤 한글을 뗐고, 동생이 태어난 이후로는 엄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책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아이가 자신의 글을 쓰게 되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내가 누군가의 글을 읽고 재미를 느끼듯, 누군가도 내가 쓴 글을 읽고 재미를 느끼기를, 내가 만든 세계 안에서 행복하기를 바라게 되니까. 그렇게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린 나는 내 마음속의 이야기에서 살아가곤 했다. 내가 내 글을 쓰지 않게 된 건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였다. 내 기억 속 엄마는 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이후에 태어난 남동생까지 세 명의 자식..
"내일은 막막하고 마음은 불안한 시대, 좋은 일상을 만드는 구체적인 기술을 연구합니다." 동명의 팟캐스트를 책으로 옮긴 이 책은, 말을 글로 옮겨서인지 확실히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일상을 잘 보내기 위한 열 가지 기술(돈 관리, 일 벌이기, 배우고 가르치기, 함께 살기, 손으로 만들기, 축적과 정리, 생활 체력, 작은 가게 꾸리기, 프리랜서로 일하기, 무리 짓기-협동 조합-)을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소개한다.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나를 잘 알아야 한다' 일 것이다. 돈을 관리하는 것도, 일을 벌이는 것도 모두 나를 잘 아는 과정이 선행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것은 이 세상의 그..
혼자 먹는 식사는 쉽게 거칠어진다. 배가 고프지 않아서, 힘들고 피곤하니까, 혼자인데 뭐 등의 이유로. 이른 아침의 신신도는 혼자 방문한 손님이 많았다. 그들은 자신만을 위해 준비된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밀도 높은 칠면조 가슴살을 얇게 썰어 입에 넣으며 혼자 먹는 식사에 대해 생각했다. 사실 '혼밥'이야말로 무엇보다도 좋은 것으로 채워야 하지 않을까. 식사가 조금 거칠어도 누군가와 함께라면 괜찮다. 대화로, 교감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으니까. 그러나 혼자 하는 식사는 나와 음식 둘뿐이다. 식사가 거칠어지면, 서글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은 혼자일 때 더 좋다. 음식의 풍미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혼자서 프리미엄은 좀 과하지 않나 하는 고민도 잠시, 나를 위한 음식들이 하나둘씩 내 앞으로..
나는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어두운 공간,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큰 화면, 양쪽에서 울리는 큰 소리, 그 공간에서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을 가만히 앉아있어야 한다는 것까지도 나에겐 고역이었다. 왜 굳이 저런 공간에 돈을 내면서 들어가는 것일까? 이런 내가 가장 싫어했던 친구는 오랜만에 만나서는 영화 한 편 보자는 친구였다. 영화를 보는 게 목적이라면 왜 굳이 누군가와 함께 봐야 하는 거지?(그리고 왜 하필 나지?) 저 불편한 장소에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한단 말이야? 오랜만에 만나는데 꼭 스크린이나 보고 있어야 하나? 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 나누는 게 더 좋은데. 내가 영화 보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계기는 넷플릭스. 프리미엄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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