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 놓인 내 손이 낯설었다. 원래 저렇게 핏줄이 불거져 보였던가. 에스컬레이터가 위층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내 손을 이리저리 관찰했다. 이전에도 저렇게 뼈가 두드러져 보였던가. 피부밑으로 푸른 핏줄이 비쳐 보였다. 손가락을 까닥까닥 움직여보았다. 손잡이를 놓고서 손가락을 쭉 뻗었다. 늘 보던 손인데. 위층에 도달한 뒤로 눈은 손을 떠났지만, 마음은 손을 떠나지 못했다. 무엇이 내 손을 낯설어 보이게 했을까? 나이가 들수록 한 가지 물건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충성고객이라고 해도 될까. 인생이 끝없이 나에게 최상인 것들을 선택하는 과정이라면, 이제는 최고의 무언가를 찾아 도전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면 그 상태에서 더 이상의 모험을 감수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나는 무엇이 불안한가? 불안할 때는 차라리 일어나서 뭐라도 시작하는 게 낫다는 글을 봤다. 가만히 불안해하는 것보다 무엇 하나라도 시작하면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해지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다. 일단 뭐라도 시작해야 불안을 헤쳐나갈 수 있다. 요즘 나는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고 있다. 꾸준히 내 속도를 지켜 나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삶에 도달할 수 있겠지. 너무 느리더라도 조급해하지 말자. 인생은 기니까. 나는 목적지에 도착할 거니까. 딸기라떼의 수혈이 간절한 아침. 오늘따라 유독 손끝이 차다. 국가는 왜 '저출산'에 집착하는가?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사실 인구가 많다고 해서 그 국민에게 모두 일자리를 줄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점점 기계가 대체하는 인력이 늘어나는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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