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희망 도서를 신청했었는데 연락이 오지 않는다. 처리 상태 ‘취소됨.’ 취소 사유는 간략했다. ‘구매 중인 도서입니다.’ 대체로 희망 도서가 취소되면 서운한 감정이 앞서곤 하지만, ‘구매 중인 도서’라는 이유로 취소되면 기분이 좋다. 묘한 설렘이 몸을 감싼다. 나 말고도 누군가가 이 책을 원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또 다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왜 이 책을 읽고 싶었을까. 도서관에 있는 몇몇 낡은 책 뒷면에는 작은 봉투와 함께 도서 대출 카드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제는 모든 처리 과정이 전산화되어 더 이상 쓰지 않지만, 그리고 대부분의 도서관에서 그 봉투와 대출 카드도 떼어냈지만, 몇몇 낡은 책에서 작은 봉투와 도서..
늘 가던 익숙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사람을 만났다. "여긴 무슨 일이야?" 그건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함께했던 7년의 세월 동안 너는 도서관에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왜 여기 있는 거야?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쳐 다른 서가로 이동했다. 그는 나를 쫓지 않았다. 생활 반경이 겹치니 언젠가 한 번쯤은 만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다. 그것도 도서관에서. 로이텀 포켓 너무 작다. 페이지를 펼치면 로이텀 미디엄 사이즈와 같다는 걸 알고 산 거지만, 쓰는 내내 작다고 느끼고 있다. 결국 세로 방향(?)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방향으로 사용해보는 중. 가만히 집에 있으면 집 안에 내려앉은 우울에 잠식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오늘이 그랬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듣던 말 중 하나는 '넌 뭐라도 해낼 것 같아서 별로 걱정이 안 된다.'였다. 나는 항상 내 인생이, 내 앞날이 걱정되었었는데 그들에게는 나의 어떤 면이 '뭐라도 해낼 것 같아' 보였던 걸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때 그렇게 물어봤던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동생이 한 번씩 농산물을 갖고 온다. 보리, 감자, 양파 같은 것들. 복숭아나 자두, 살구 같은 거 들고 오면 좋겠다. 도서관에 신청했던 희망 도서라던가 예약 도서 같은 게 한 번에 몰리는 시기가 있다. 오늘이 그렇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콜라에 깔라만시를 섞은, 일명 '콜라만시'에 빠져있다. 이 정도면 중독 수준이다. 살찌기 쉬운 계절 여름이라고 계절 탓을 해 본다. 어려서부터 첼로를 배워보고 싶었다. 내 몸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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