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나를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는 사람들과. 알고 지내던 분의 딸을 만났다. 아이는 몇 살이냐는 질문에 아빠 뒤에 숨은 채 손가락만 일곱 개 펼쳐 보였다. 누군가가 "첫 딸은 살림 밑천이라던데."라고 한마디 했다. 일곱 살짜리가 무슨 살림 밑천이람. 또다시 잠을 설치기 시작했다. 잠이라는 것은 안 잔다고 해서 없어지는 그러한 성질의 무언가가 아니라서, 이런 생활을 지속하니 활동해야 할 시간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늦은 오전, 더 늦기 전에 커피를 한 잔 마신다. 피곤할 때는 커피믹스가 제일이다. 심신에 당과 카페인을 급속 충전하는 기분. 질식.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 속에서 나는 질식할 것만 같았다. 생각, 특히 걱정이 많아 단념할 수 없을 때는 무언가를 머릿속으로 집어넣곤 했다. 오..
거리감: "어유, 많이 예뻐졌네. 이제 시집가도 되겠다." 명절에 오가는 흔한 덕담이 불편하고, 그들에게서 거리감을 느끼는 건 지금 내가 그들과 다른 가치관을 갖고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겠지. '앞으로 우리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을 거야.' 회포를 푸는 그들을 바라보는데 서글픈 감정이 밀려들었다. 생각이 많을 때면 무언가를 읽거나, 보거나, 듣곤 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내 안으로 밀어 넣어 내 생각을 희석하려고 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생각이 날 때는 잠들어버렸다. 그렇게 생각을 차단하곤 했다. 불안 역시 당연한 느낌이자 상태다. 불안은 자기와 다른 무엇을 스치는 순간 모든 생명체가 갖는 자기 보존 본능이다. 피하지 않고 대면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 불안을 응시하며 스스로 걸어 들어가..
작년에 내가 자던 시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지금 내 수면 시간은 하루 2시간 이상이 적다. 솔직히 일상생활을 하면서 '피곤하다'고 느낀다. 그런데도 아침 이른 시간에 눈이 떠지는 건 내 안의 내가 원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한 뒤로 잠에서 깨면 최대한 몸을 일으켜 세운다. I came here for LOVE! -Came here for love, Sigla/Ella Eyre Ella Eyre의 소울풀한 목소리와 트로피칼한 멜로디가 잘 어울리는 노래. 들을 때마다 흥겨워져서 자주 듣고 있다. 내 안의 흥을 이기지 못하고 유튜브에서 안무를 찾아봤는데, 내 안의 흥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파워풀한 안무라 노래만 즐기기로 했다. I came here for LOVE! 휴대폰 바탕화면도 노..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보다 적은 생각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머릿속에 맴돌던 생각들이 글이 되는 순간부터 그 생각을 덜하거나, 안하게 된다는 것도 알았다. '나의 낙원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해.' 문득 내 글씨가 커졌다는 걸 느꼈다. 글씨 크기가 자존감과 연결되어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자존감이 높아졌다는 하나의 징표로 받아들이고 싶다. 에그타르트.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달콤하고 촉촉한 에그타르트가 생각났다. 따스한 봄날같은.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건 목이다. 그 다음은 눈이다. 목이 칼칼한 건 그래도 어떻게든 참아 넘길 수 있지만, 눈이 건조해지는건 어떻게 참아 넘길 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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