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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니다/단상들

19.07.29.

도하르방 2019. 7. 29. 20:11

 달릴 때마다 오른쪽 골반이 아파서 결국 달리기를 중단했다. 쭈그려 앉아 두 팔로 두 다리를 감싸 안자 심장 뛰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심장이 쿵-쿵- 뛸 때마다 온몸으로 피가 퍼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심장뿐 아니라 어깨도 목울대도 들썩였다. 흡사 작은 짐승을 안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나를 끌어안고 있었다.

 나는 여름 과일을 좋아한다. 특히 한입 베어 물면 주르륵 달콤한 과즙이 흐르는 과일들이 좋다. 잘 익은, 농축된 여름의 에너지. 가만히 있어도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이 끔찍한 계절이 마냥 밉지만은 않은 건 여름 과일들 때문이리라.

 지난 토요일 저녁, 런데이 8주 차 3번째 훈련을 완료했다! 올해 1월 1일에 첫 훈련에 들어갔으니까 7개월 만에 목표 달성인 셈. 같은 30분인데도 5분씩 6번보다 30분 한 번이 훨씬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몸이 늘어지는 건 덤. 누군가에는 8주짜리 훈련이겠지만, 중학교 때 오래달리기를 하면 33명 중 30등 내외를 차지했던 나에게는 목표 기간이 8달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예정 기간보다 한 달 일찍 훈련을 마친 셈! 달리기를 기피하던 내가, 이 더위 속에서 자의로 30분씩이나 달렸다니! 지금까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성취한 기분이다! 토요일의 작은 성취를 축하하는 의미의 치즈 케이크. 평소보다 크게 한 입 베어 물며 다짐했다. 내 맘대로 나의 한계를 정하지 않기로, 무엇이든 꾸준히 조급해하지 말고 한 걸음씩 내디디면 성취할 수 있음을 기억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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